2025 빛과 그늘 이홉 번째 시간은 달래, 풀피리, 애기똥풀과 함께

2025 빛과 그늘 이홉 번째 시간은 달래, 풀피리, 애기똥풀과 함께 다람쥐들이 사람으로 변한다면 이런 모습일까 싶었던 세 사람과 작고 귀여운 성미산에 갔다. 숲이 시작된다고 일러주던 국수나무는 작고 하얀 꽃을 피워놓은 채 우리를 반겨줬다. 곳곳마다 숲의 향기가 달랐다. 어떤 곳은 아까시나무 꽃의 달콤한 향기가 가득했고, 어떤 곳은 때죽나무 꽃의 우아한 향기가 가득했다. 또 어떤 곳은 땅바닥에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여덟 번째 시간은 밤과 시치미와 함께

2025 빛과 그늘 여덟 번째 시간은 밤과 시치미와 함께 우리는 숲에서 만나고 친구가 되어 다시 숲으로 왔다. 어제 우리는 짧은 길을 10분 동안 느긋하게 걸으며 길에서 만나고 본 것들로 이야기도 지어봤다. 밤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이곳에 물이 흐르고, 물 위로는 떨어진 가지가 함께 흐르고 있다 했다. 곁에는 모두 다양한 풀들이 있고, 땅에는 떨어진 잎이 있고, 그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일곱 번째 시간은 하와와 함께

2025 빛과 그늘 일곱 번째 시간은 하와와 함께 한시도 가만히 쉬질 못하는 내게 가만 쉬어도 된다 말해주는 이와 쉴만한 곳을 함께 걸었다. 완전한 하루, 완벽한 시간을 보냈다. 하와와 함께 한 숲의 기억들이 빼곡히 채워지고 있다.오늘의 빛과 그늘은 하와의 소감으로 기록해 본다. 숲의 빛을 얻고 싶었고 마음의 그늘을 숲에 내려놓고 싶었다. 축축한 흙을 밟고, 찔레꽃 향을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여섯 번째 시간은 봄과 새싹과 함께

2025 빛과 그늘 여섯 번째 시간은 봄과 새싹과 함께 작년 빛과 그늘의 시작을 함께해 준 봄은 노트와 포스터를 작업하는 데 도움을 주신 조호 작가님이다. 작가님은 마찬가지로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드는 친구 새싹 작가님과 함께 빛과 그늘을 찾아왔다. 나는 매번 처음 보는 이와 숲을 걸을 때 기시함을 느끼곤 한다. 우리가 만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만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다섯 번째 시간은 솔잎과 함께

2025 빛과 그늘 다섯 번째 시간은 솔잎과 함께 오랫동안 해 오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솔잎과 숲을 걸었다.그와 인상 깊게 보았던 것은 어린 나무들이었다. 어린 아까시나무, 어린 산딸기, 어린 은행나무, 어린 단풍나무, 어린 일본목련나무, 어린 참나무들. 커다랗게 자란 어른 나무나 어린 나무나 모두 잎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촉감은 매우 달랐다. 훨씬 부드럽거나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네 번째 시간은 니나노와 함께

2025 빛과 그늘 네 번째 시간은 니나노와 함께 자그마한 꽃을 들여다보기 위해, 모두 다르게 생긴 이끼를 보기 위해 시간을 내어 숲을 찾는 이가 있다는 것은 나에겐 희망의 씨앗처럼 느껴진다.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기에도 바쁜 세상에서 작은 생명들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시간을 내는 것은 조용히, 나도 모르게, 세계를 구원하는 것이다. 존재가 존재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끈적한 흔적 속에서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세 번째 시간은 스이와 함께

2025 빛과 그늘 세 번째 시간은 스이와 함께 들꽃을 닮은 이와 함께 천천히 걸었다.애써 보조를 맞추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걸음이 맞아드는 것이 참 신기했다. 우리는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었다. 지난 숲에서의 첫 만남은 서로에게 깊은 뿌리를 남겼다. 숲에서 나눈 이야기가 씨앗처럼 심어져 마음속에서 무럭무럭 자란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나무보다도 느릿느릿 걸으며, 온 숲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었다.시간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두 번째 시간은 주리와 함께

2025 빛과 그늘 두 번째 시간은 주리와 함께 숲을 좋아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가끔은 훌쩍 떠날 줄도 아는 멋진 이가 대구에서부터 찾아왔다. 우린 숲을 사랑하는 마음만 닮아있는 줄 알았는데, 나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야기 나누다 보니 조용하고도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가꾸며 살아가는 모습까지 닮아있었다.어디론가 이동할 수 없는 나무가 정착해 뿌리를 내린 ... Read more

2025 빛과 그늘 첫 번째 시간은 온나무와 함께

2025 빛과 그늘 첫 번째 시간은 온나무와 함께 숲을 공부하기 시작한 이와 함께 걷는 것은 유독 즐겁고 신이 난다.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마음 만으로 유난스럽게 반가워지기 때문이다.같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은 나무처럼 이곳저곳으로 가지를 낸다.햇빛을 따라 몸을 낸 나무는 온몸으로 빛을 받아들이고,우리는 숲을 따라 낸 물음표들을 느낌표들로 바꿔 가는 시간을 보냈다.나지 않은 길을 굳이 찾아가면서 봄마중나온 새 ... Read more

빛과 그늘 마지막 시간은 나뭇잎, 돌멩이, 소나무와 함께

빛과 그늘 마지막 시간은 나뭇잎, 돌멩이, 소나무와 함께 지나가는 가을은 차분하게 정리된 풍경을 선물해 주었다.마지막 빛과 그늘은 책방을 운영하는 이, 그림을 그리는 이, 씩씩한 목소리를 갖고 있는 어린이와 함께 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포근하게 낙엽 이불을 덮고 있는 나무들도 보고, 아직 떨어지지 않은 감을 쪼아먹는 물까치도 보았다. 숲 바닥을 쓸어보니 나무들이 올 한 해 바삐 일한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