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늘 세 번째 시간은 보인과 함께
매일 숲에 가고 있다. 어제는 도예가 보인 님의 산책로를 함께 걸었다. 오름직한 동산에 올라서 그의 동네를 함께 바라봤다. 반짝거리며 손인사하는 은사시나무도 만났다. 어떤 나무인지 궁금했다는 물음에 난 한참을 고민했다. 못 알아보고 웅얼거렸다. 포기하려던 찰나, 몸통에 박혀있던 다이아몬드 피목을 발견하고 최고로 짜릿했다. 아 !! 은사시나무다 !
바람에 흔들리는 은사시나무 잎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움직인다고 말해줬다. 바람에 저항하려하지 않고 몸을 내맡기고 이리저리 춤을 추는 .. 그 은사시나무.
우리는 채집한 자연물로 그릇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나는 압화를 하고, 보인 님은 흙을 준비하고. 사부작 사부작 움직이는 손이 만들어내던 소리들. .
흙 위에 나뭇잎을 올려두고 막대기를 데굴데굴 굴렸다. 나뭇잎이 흙에 얼굴을 남기는걸 보고 함께 감탄했다. 이제 나는 가을이 담겨있는 그 그릇이 뜨겁게 구워지기만을 기다린다 !
기쁨으로 빼곡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