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늘 첫 번째 시간은 봄과 함께
그는 동화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 빛과 그늘의 포스터도 그가 만들어준 것. 자연을 들여다 보는 섬세함이 남다른 사람이다. 빛과 그늘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우리는 샛강생태공원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식물을 관찰했다. 죽은 것 같이 보이지만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뽕나무도 보고, 덩굴에 가시까지 만들어 햇빛과 마주하려는 며느리배꼽도 보고, 빨간 열매와 아름다운 가시를 자랑하는 찔레도 보았다. 괭이밥 열매를 비틀어 보았을 때 우수수 쏟아지던 씨앗들도 참 멋졌다.
나뭇잎을 채집하여 물감을 칠해 종이에 찍어내보는 작업도 했는데 기대했던 것과 달리 잘 찍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마저도 재밌었다. 찔레 잎을 한참 들여다 보았기에 찔레만큼은 기억할 줄 알았는데, 다른 곳에서 자라는 찔레를 보고는 못 알아봤다. 가시를 보고 그제서야 아 얘도 찔레구나 했다. 각자 지내는 곳에 맞게 모습을 바꿔가는 식물을 보며 우리네와 같다고 생각했다.
오늘 우리는 버드나무처럼 여유로이 걸었다. 아름다운 날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감탄이 끊이질 않던 오늘의 숲!
매일 숲으로 출근하는 일상이 더 없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