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이서영이 지난 21일 싱글 '산다는 것은 어느 한쪽을 편든다는 것'을 발매했다.
'산다는 것은 어느 한쪽을 편든다는 것'은 싱어송라이터 이서영이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과 답을 담은 곡이다.
이서영은 앨범 소개를 통해 "노래 부를 때"와 "모르려 하지 않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말한다.
피아노, 기타, 베이스, 비올라, 드럼 등 다양한 악기는 곡의 흐름에 따라 분위기를 고조되면서 곡의 주제 의식을 강하게 전달한다.
한편 싱어송라이터 이서영은 2019년 디지털 싱글 '산울음'을 시작으로 '사랑에 관한 것' '숲' '아주 긴 꿈' '허물 벗기'(EP) '달리는 마음'까지 꾸준히 음원 발매 활동을 하고 있다.
이서영의 '산다는 것은 어느 한쪽을 편든다는 것'은 멜론, 지니, 플로, 애플 뮤직, 유튜브 뮤직 등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아래는 이번 신곡 발표에 대한 싱어송라이터 이서영의 일문일답.
Q. 이 곡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한 잡지에서 우연히 이 글을 만났다.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에서 발췌된 글이었다.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걸 바탕으로 노랫말을 만들게 됐다.
그 글에 유별나게 집중할 수 있었던 까닭은 소란하고 비정했던 그때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어려움을 만났을 때 가장 쉽고 편하게 떠오르는 선택지는 모르려 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외면하고 도망치기 바빴던 스스로에게 제대로 마주하자, 도망치지 말자는 의미를 새기기 위해 이 노래를 만들었다. 결국 모르려 하는 태도가 내 발에 족쇄를 채우고 바다에 빠뜨리게 될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면서.
지금과 그때를 나누어 봐도 어느 것이 현재이고 과거인지 모를 정도로 세상은 여전한 것 같아 꼭 이 곡을 발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곡 제목이자 가사의 '어느 한쪽을 편든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
A. 어떤 사건 앞에서 존재들이 차지하는 공간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태어났기 때문에 한 편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그것이 정치적 성향이든,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하든, 태어났으니 자리를 차지하기 마련이고, 위치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어느 편에 설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편’이라는 개념을 썼다. 또 이 노래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너의 편으로 존재한다. 너를 알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외면하지 않고 곁에 있겠다'라는 고백도 하고 싶었다.
Q. 이전보다 편곡 스케일이 커진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A. 혼자서 이 노래를 이렇게 저렇게 만들 생각에 너무 막막했는데,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주는 음악들이 곁에 있어 다행이었다. 이 노래를 가지고 궁리할 때 자주 찾아 들었던 노래는 단편선과 선원들의 'High and Low', 시이나 링고의 '낙일', 영화 듄의 ost 등이었다.
또, 곡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좋은 연주자들을 만나 상의하고 협력하며 어려움들을 잘 해결할 수 있었다.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인 길이 펼쳐지면 동료 음악가들과 함께 쓸고, 닦고, 이야기 나누면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과한 욕심이 이 노래를 가리지 않게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힘을 조절하기 위해 가장 많이 노력했다. 그만큼 어려워서 재미있었던 작업이었다.
Q. 커버 디자인이 인상적인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달라.
A. 강철규 작가님의 그림을 좋아한다. 이 커버를 보자마자 온몸에 각인되듯이 강렬한 인상을 받았었다. 불타는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에서 이 노래를 들어줄 청자들의 뒷모습이 겹쳐 보였다. 이 그림에는 저의 노래를 목격한 이들의 ‘바로 지금’이 담겨있었다. 노래를 듣고 난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 뜻대로 상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움도 그림 속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저만의 이야기를 덧붙여 ‘산다는 것은 어느 한쪽을 편든다는 것’의 얼굴로 강철규 작가님의 그림을 걸었다.
Q. 이 곡을 만들면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A. 제가 여러분의 편입니다. 산다는 것은 어느 한쪽을 편든다는 것이니까.
Q. 이후에 또 준비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A. 이제 당분간은 발매 소식을 들고 오지 않으려 한다. 2023년 말까지 발매할 노래 작업을 미리 해둔 상태였지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좋은 노래를 발견하면 커버하던 것도 일종의 '챌린지'가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잠시 멈추고 동굴 속에 들어가 창작활동에 전념해 보려고 한다. 왜 노래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 던지고 답을 찾아나가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관성처럼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아서 나만의 사이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개로 공연의 자리에서는 꾸준히 얼굴을 들이밀어 보고 싶다. 우선 가장 가까이에 있을 공연을 소개하자면 9월 13일에 공상온도에서 ‘공생 공상’이라는 프로젝트로 노래를 한다. 늘 함께해 주는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비올라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구성으로 부르는 만큼 즐겁고 신선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