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겨울편 개인 숲해설 <빛과 그늘> 두 번째 시간은 진솔, 초율과 함께
포근한 겨울이 연이어 펼쳐지고 있다. 그래도 얼마 전 내린 눈은 아직 녹지 않아서 우리는 만나자마자 미끄러지지 않게 말없이 온 신경을 발로 집중하며 걸었다. 걷다가 잠시 멈추어서서 제멋대로 자유롭게 자란 회양목을 감상하고, 아직 남아있는 쥐똥나무의 열매를 보았다.
본격적으로 숲이 펼쳐지면서 산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뽕나무, 밤나무, 아까시나무, 찔레, 고욤나무, 쉬나무, 좀작살나무를 함께 살펴보았다. 모두 다른 가지의 굴곡, 모두 다른 겨울눈, 모두 다른 수피. 그리고 모두 다른 우리.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다른듯 닮아있다.
그들은 손에서 노트를 놓지 못하고 시종일관 내려 적었다. 열심히 연필을 움직이던 그들의 손길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지의류 앞에 잠시 멈추어 섰다. 지의류는 이끼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생명체이다. 그 오래된 시간 동안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함께 살기‘를 선택한 지의류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모두 갖고 있는 고유함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사는 것, 우리가 숲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지 않을까. 이어서 손이 가는 대로 점토 위에 올겨울을 기록해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웃음과 발자국을 동시에 새겼다.
새로운 관계가 싹트기 가장 자연스러운 곳은 숲 !
이 인연을 오래된 숲의 시간처럼 이어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추울 새도 없던, 다정하고 유쾌한 숲을 함께 만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