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늘 다섯 번째 시간은 예진, 승우와 함께
11월의 날씨라고는 믿을 수 없는 따뜻한 날에 따뜻한 두 사람을 만났다. 알콩달콩한 두 사람 머리 위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단풍이 물들어 있었다. 파란 하늘에 붉은 별이 뜬 것처럼 창경궁은 아름다웠다.
우리는 나무마다 매달려있는 열매들을 보았다. 열매는 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암꽃도 필요하고 수꽃도 필요하다. 잎도 필요하고 수분을 도와줄 곤충이나 바람도 필요하다. 기막힌 우연에, 손길에 손길이 더해져 열매가 완성된다. 결코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닌 열매 ! 우리에게 열매 같은 순간은 무엇일까 고민도 해보았다.
꼬투리를 매단 자귀나무를 보며 뿌리혹박테리아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난다. 공생하는 나무와 박테리아의 이야기를 전했다. 예진 님은 공생의 다른 이름이 사랑인 것 같다 말했다.
사랑은 곳곳에 있다. 빛 속에, 그늘 밑에, 자귀나무 아래에